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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주간노동뉴스

노조 선전포고에 네이버 "신뢰상실"..합의점 찾을까

노조 선전포고에 네이버 "신뢰상실"..합의점 찾을까
송화연 기자

노사 '협정근로자' 지정범위 놓고 갈등..'소통벽'에 막혀

네이버 노조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2.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이미지 크게 보기
네이버 노조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2.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네이버 노동조합이 오는 20일 첫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면서 사측이 대화에 임하지 않으면 쟁의수위를 높이겠다고 선전포고한 데 이어 네이버 경영진들도 "말을 바꾸는 노조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를 이룰지 혹은 포털 최초로 파업까지 진행될지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는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2월20일 첫 쟁의행위에 돌입하며 수위는 조합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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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노조는 쟁의행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할 것이며 쟁의형식은 피케팅, 집회 시위, 천막농성, 태업, 파업 등으로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첫 시작은 '파업'이 아니지만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사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사측은 "노조에서 애초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 이에 쟁의찬반투표를 진행한 것"이라며 "이제 와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니 입장을 좀 명확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노조 조합원은 본사 직원 약 3500명 가운데 약 1200명이다. 전체인력의 34% 비중이다. 노조는 NBP, 컴파트너스 등 자회사 소속 노조원의 숫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만약 본사 인력의 34%가 파업에 나서게 된다면 일부 서비스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노사는 '협정근로자' 지정건을 놓고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서비스 차질에 대비해 협정근로자를 지정해야 한다는 사측의 입장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굳이 지정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협정근로자 범위를 협의를 통해 지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범위를 지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노사 모두 협정근로자에 대한 범위를 지정하지 않고서는 대화를 좁힐 수 없는 처지지만, 네이버 노사는 "상대측의 연락이 없었고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사측은 "KT나 SK텔레콤 같은 IT기업도 협정근로자를 지정하고 있으며, 화섬식품노조 소속 노조가 있는 동서식품과 OB맥주도 협정근로자를 두고 있다"며 수만명의 이용자, 소상공인, 광고주 등을 위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최소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지회가 속해있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는 "제조업은 법적으로 협정근로자를 지정하도록 돼 있지만, IT회사인 네이버는 노사간 합의를 통해 지정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 20일 쟁의행위 돌입 이전에 협정근로자 지정범위를 놓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사측이 대화에 임하지 않으면 3월말쯤 IT업계 및 상급단체인 화학섬유식품노조 산하의 노동조합들과 연대한 대규모 쟁의행위에 들어갈 예정이다.